안녕하세요. 저는 F&B 산업에서 여러 브랜드를 운영중인 박준혁 오리지널스 공동대표(사진 왼쪽)입니다.
제가 특별히 대단한 성공을 이룬 사람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과 그 과정에서 제가 많이 실패하고 배운 레슨들을 솔직하게 공유드리면 참석하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공유드리려 합니다.

1. 사업 히스토리
제가 현재 운영하는 브랜드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심퍼티쿠시 : 캐주얼 양식 레스토랑, 현재 5개 지점 운영
콘피에르 : 파인다이닝 레스토랑(1개)
콘피에르 셀렉션 : 콘피에르의 스핀오프 브랜드(상업화·일상형 미식 지향)
생과방 : 프리미엄 K-디저트 브랜드
제 출발은 기업(현대자동차) 인사팀에서의 직장 생활이었습니다. 회사생활을 통해 안정과 커리어의 매력은 느꼈지만, “한 번뿐인 인생,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져 결국 퇴사 및 창업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외식업이 비교적 빠른 현금흐름(캐시플로우)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여 외식으로 시작했고, 초기에 빠르게 확장했습니다.
초기 자금은 마이너스 통장 등으로 마련했고(각자 8천만 원 등), 성과가 좋자 레버리지를 크게 사용하여 지인 자금까지 빌려 빠르게 지점을 늘렸습니다. 첫 매장 오픈 후 11개월, 7개월, 1년 내외로 지속 오픈하며 단기간 확장을 했습니다.
2. 위기와 전환 - 코로나가 남긴 교훈
2020년 코로나는 사업에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초기 1년 차에는 오히려 자산시장 호황 등으로 매출이 나쁘지 않았고, 그 시기에 저희는 콘피에르(파인다이닝)를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부터 이어진 반복적인 영업시간 제한(2주 단위 변경 등)으로 저녁·심야 매출에 의존하던 업장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저희는 와인 바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매출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되어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때의 가장 큰 교훈은 “모든 것은 결국 대표의 책임”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외부 변수(예: IMF, 금융 위기, 팬데믹)는 피할 수 없어도, 대표가 리스크를 어떻게 헤지(hedge)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당시 생존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예를 들면:
배달,
점심 장사 전환,
수입사 와인 직거래로 지인들에게 판매 등.
결과적으로 적자와 높은 레버리지로 고생했으나 ‘일단 살아남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생존해야만 다음 단계의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퍼티쿠시 서울역점 전경
3.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한계와 기회
오프라인 외식업은 시간적 제약(주로 점심·저녁에 매출 발생)과 공간적 제약(테이블 수 한계)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가집니다. 특히 저희가 시작했던 와인 바 모델은 시간적 제약이 더 심한 비즈니스였는데, 위기 상황에서 이를 점심·저녁 모두 매출 낼 수 있는 구조로 바꾼 것이 저희에게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외식업은 관리 포인트가 많고(냄새, 온도, 직원 표정 등), 부가가치가 낮다는 문제가 있어 장기적 업사이드가 제한적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초기에는 “장사(운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현명했을까”라는 반성도 있습니다. 저는 초반부터 본사(구조)를 빨리 만들고 본사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려 애썼는데, 결과론적으로는 더 효율적인 접근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사업 전환과 브랜드 전략
2022년 12월에 생과방(프리미엄 K-디저트)을 론칭한 것은 오프라인 외식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생과방은 선물용(로케이션)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연중 피크 시즌(연 3~4회)을 제외하면 매출 변동성이 커서 평시에도 소비 가능한 K-디저트 라인을 개발하려 준비 중입니다(연말부터 제품군 출시 예정).
콘피에르의 경우 ‘미식의 대중화’를 목표로 했습니다. 전통적 파인다이닝은 가격이 높아 접근성이 낮은데, 고객이 진정으로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비용 대비 체감 가치가 낮은) 요소를 과감히 제거해 라인 코스(초기 59,000원) 같은 가격대를 구현했습니다. 이후에도 고객 피드백과 운영 효율을 바탕으로 스핀오프 브랜드(콘피에르 셀렉션)를 론칭해 일상 속에서 미식을 즐길 수 있도록 확장하고 있습니다(잠실 롯데월드몰 론칭, 광화문 오픈 예정).
5. 브랜딩에 대한 생각
브랜딩은 로고·폰트·그래픽 이상입니다. 저는 브랜딩을 “고객 마음속에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를 자리 잡게 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를 위해 제품·서비스·CS 등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가치를 지속해서 전달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 콘피에르는 ‘파인다이닝의 경험 핵심’만 남기고, 공급자 입장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브랜딩을 만들었습니다. 초기에는 일부 고객들의 불만(“이게 파인다이닝이냐” 등)도 있었지만, 일관성 있게 밀어붙인 결과 파인다이닝 업계에서 새로운 장르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고객 지지도 확보했습니다.
다만, “멋있게 보이는 것(감도 높은 디자인)”이 항상 수익으로 직결되지는 않더군요. 일부 예외(극단적 브랜딩으로 성공한 사례)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많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며, 실적이 따라야 브랜드 네임도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콘피에르 흑돼지 메뉴
6. 시장 선택의 중요성 - 대표가 해야 할 일
사업을 왜 하느냐(비전)는 각자 다르지만, 제 관점에서는 세상에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고 그것으로 지속 가능한 이익을 만드는 것이 사업의 본질입니다. 그리고 회사의 규모는 결국 시장의 크기와 성장 속도에 크게 좌우됩니다. VC(벤처캐피탈)들이 시장 이야기를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많이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판에서 어떤 싸움을 할 것인가(시장 선택)”를 대표가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안 되는 판(작은 시장, 성장성 낮음)에 아무리 잘해도 결과는 제한적이다.
생존을 넘긴 후 대표의 중요한 역할은 구조 설계(어떤 판에서 승부할지)이며, 시장을 우선 보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엔드 픽처(목표 모습)를 그리는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7. 운영·조직·인재 관련 실무적 고민
(1) 가장 힘든 점
스테이지(성장 단계)에 따라 어려운 점은 다릅니다. 저희는 코로나와 누적 적자로 인한 자금 문제(현금흐름)가 오랫동안 큰 부담이었고, 그 여파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습니다. 현재는 다음 성장 레벨로 가기 위한 ‘어떤 판에서 싸울 것인가’와 인재 밀도 확보 문제가 핵심입니다.
(2) 인재 확보 및 처우
본사는 현재 약 18명, 매장 포함 전체 인원은 약 150명 정도입니다. 외식업 자체가 산업 전체의 규모·매력도가 크지 않다 보니 우수 인재가 바로 오지 않는 현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음 원칙을 실천해 왔습니다:
기본 처우를 평균보다 높게 준다. (초기부터 원칙)
처우뿐 아니라 직원 입장에서 배려받는 포인트를 제도화한다(예: 주5일 근무, 연차·대체휴무 제도 등). 비용이 크게 들지 않으면서도 직원이 ‘배려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도입합니다.
작은 조직일 때는 감정적 터치가 중요하지만, 일정 규모(10\~20명 이상)가 되면 대표가 일일이 감정적으로 챙기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제도와 커뮤니케이션 체계로 대체하여 직원이 ‘회사가 신경 써준다’는 느낌을 받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경영진)가 덜 가져가면 급여 여력을 높일 수 있다는 현실적 조언도 드렸습니다(초기 어려운 시기에도 핵심 직원들 처우를 우선한 사례 공유).
(3) 조직 분화와 본사 역할
브랜드가 여러 개일 때 본사가 모든 일을 처리하면 실무자 과부하·성과 측정의 어려움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희는 브랜드별 분할(조직 분화)을 추진 중입니다.
예를 들어:
브랜드 마케팅팀(마케터·디자이너), 운영실(매장 오퍼레이션), 경영지원(재무·인사) 등으로 기능을 나누되, 운영·마케팅·디자인은 브랜드별 집중이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한 팀이 세 브랜드를 담당했지만, 업무량과 관리 포인트가 많아 분화가 빠를수록 장기적으로 성과·관리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본사는 초기에는 ‘돈을 쓰는 조직’처럼 보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분화·전문화가 효율성·성과로 연결되므로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8. 마케팅과 고객 확보(효과적인 채널)
저희 업종에서는 지금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가장 유효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인게이지먼트가 높은(팬 기반이 탄탄한) 인플루언서를 잘 선택해야 효과가 납니다.
공급이 많고 경쟁이 심해 효과 지속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입지의 힘으로 지역 고객을 확보하고, 실제 방문 후 좋은 경험을 하면 자연스러운 입소문이 강력합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은 온라인 태생 브랜드보다 마케팅비를 덜 쓰면서도 장기적 리텐션(재방문)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 롱폼 등은 효과가 좋지만 비용이 높아 비용 대비 효율성을 고민 중입니다.
저희는 초기에는 마케팅비가 거의 0원에 가까웠습니다. 인맥으로 인플루언서를 초청하거나 초청만으로 방문을 유도하곤 했습니다. 브랜드가 ‘감도’가 있고 비주얼이 좋으면 섭외가 수월한 장점도 있었습니다.
9. 글로벌 전략(실무적 접근)
글로벌은 두 가지 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공략: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관광객이 ‘기념품·선물’로 살 만한 K-디저트 카테고리로 자리 잡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외국인이 많이 찾는 지역에 플래그십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 중이며(내년 오픈 예정), 관광객 대상 시딩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수출 중심 접근: 해외 오프라인 진출은 파트너가 없다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수출(유통) 채널 중심으로 풀려고 합니다. 다만 수출 전략의 구체적 방법은 아직 정리 중입니다.
결론적으로 당장은 ‘한국 내 관광객 대상 포지셔닝 → 플래그십 오픈 → 수출 시도’ 순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생과방 약과 제품들
10. 실패와 솔직한 반성
제가 공개적으로 제 실패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제 판단의 오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부적합한 판에서 본사·구조에 집착하며 너무 많은 고정비·레버리지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
결과적으로 초기에 ‘장사(운영) 관점’으로 접근했더라면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었을 수도 있다는 반성.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과정을 통해 조직·운영 노하우를 갖추게 되었고, 지금은 그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판(생과방 등)에서 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11. 질문·응답 중 요지(간단 정리)
Q.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핵심 가치를 정의하고(미식의 대중화 등), 제품·운영(백단)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백단의 효율과 시스템을 체계화해 프론트 대비 높은 가성비를 제공하는 운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양식 시장에서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케팅(전달) 채널 중 무엇이 효과적인가?
인플루언서(인게이지먼트 높은 층)와 입지 기반의 오프라인 경험·입소문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유튜브 롱폼은 비용 대비 고려 중입니다.
Q. 인재 확보와 처우는 어떻게 했나?
기본 처우는 평균보다 높게 주려 노력했고, 단기간 내 직원의 생활 질을 개선해 주는 제도(주5일·연차·대체휴무 등)를 도입했습니다. 감정적 터치와 제도화의 균형을 맞춰 직원이 ‘배려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브랜드가 여러 개일 때 조직은 어떻게 분화했나?
브랜드별 집중이 중요해 분화를 추진했습니다. 마케팅·운영·디자인 등 실무의 집중이 가능하도록 팀을 나누고, 본사는 핵심 기능(경영지원 등)에 집중하도록 정비했습니다.
12. 끝으로 강조드리는 말씀
오늘 제 이야기가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경험을 통해 드리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1) 우선은 생존입니다. 생존해야 다음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2) 대표의 역할은 판을 선택하고 구조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시장의 크기와 성장 속도를 보고 의사결정을 하시길 권합니다.
3) 실무(운영)과 조직(사람)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체계화가 장기적으로 회사를 지탱합니다.
오늘 제 솔직한 실패와 배움을 들으시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본 콘텐츠는 박준혁 오리지널스 공동대표의 강연을 창톡이 요약해서 재구성한 것입니다. 박준혁 고수의 보다 자세한 노하우가 궁금한 분들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거나 1:1 멘토링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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