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시태 나이스지니데이타 실장입니다.
오늘 창톡뉴스에서는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거리, 우리가 한때 추억을 만들었던 장소, 바로 상권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특히 한 번 망가진 상권은 과연 다시 살아날 수 있는가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사례로는 이대앞, 즉 이화여대 정문 앞 거리와 명동이라는 상징적인 두 상권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상권이 살아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상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어느 지역이 상권으로 자리잡고 활성화되기까지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 속에는 수많은 가게들이 문을 열고, 실패하고, 다시 들어오고를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상권이 자리를 잡아갑니다.
처음엔 작지만 점차 가게 수가 늘고,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며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활성화되고 안정화되는 것이죠. 그러나 한 번 망가진 상권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명동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활기를 찾은 듯 보이지만, 명동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0년대와 비교하면 아직도 회복은 미완입니다. 무려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명동은 유령 도시처럼 공실이 넘쳐났고, 서울 한복판, 그것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상권임에도 사람들이 발길을 끊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이대앞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대앞, 젊음과 트렌드의 상징이었던 그 거리
이대앞은 과거 ‘젊음의 성지’, ‘트렌드의 중심’으로 불리던 거리였습니다. 주말이면 인파로 붐볐고, 패션, 잡화, 뷰티 업종들이 성행하며 늘 활기를 띠었죠. 하지만 지금의 이대앞 거리는 한산하고 정적입니다.
물론 그간 여러 번 상권을 살리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설픈 활성화 시도들은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상권의 기대치를 낮추며 실망만 안겼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마치 "맛없다고 소문난 음식점"과 같은 상권이 되어버린 겁니다. 누가 “이번에 새로 바뀌었대, 한 번만 더 가보자”고 해도, 또 실망하고 나면 두 번 다시는 찾지 않게 되는 구조 말입니다.
이대앞 상권 역시 그랬습니다. 제대로 준비해 한 번에 반등하는 전략이 아니라, 단발적이고 방향 없는 시도들이 쌓이다 보니, 오히려 ‘이대앞은 별로야’라는 인식만 강화된 것이죠.
문제의 근본은 무엇인가?
이대앞 상권 침체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되어 왔습니다.
연세대 신입생들이 송도 캠퍼스로 옮겨갔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고, 요즘 대학생들이 개인화된 성향을 가지면서 저녁 늦게까지 상권에서 머무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차도 통제로 인해 유동인구가 줄었다는 주장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분석들은 피상적이고 외부적인 원인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사람들이 왜 이 상권에서 소비하지 않는가?”
답은 간단합니다.
의류 패션 기반의 로드 상권이 매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젊은층은 이제 더 이상 오프라인 거리에서 옷을 사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이동했기 때문이죠. 자연스럽게 의류·잡화·패션 중심의 로드 상권은 전반적으로 쇠퇴했고, 이대앞은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실패한 대형 상업시설, 분위기를 더 무겁게 만들다
원래 이대앞은 거리에서 자유롭게 쇼핑하고 먹거리도 즐기는 수평적 상권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수직적인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며 상권 분위기를 망가뜨린 것이죠.
지금 이 시설들은 상권의 핵심 입지에 불 꺼진 유령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 자체로도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 뿐 아니라, 다른 가게들의 영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매력이 없다, 오고 싶은 이유가 없다
상권에 ‘오고 싶은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음식이든, 문화든, 이벤트든 사람들이 찾아올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이대앞은 그런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장사 잘하는 가게도 보이지 않고, 조직적인 노력도 희박하며, 지자체 차원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도시 정비조차 안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공사 중단, 공실 방치, 낙후된 보행 환경은 상권을 더 침체시킬 뿐입니다.
패션 중심에서 '외식 중심' 상권으로 탈바꿈해야
자, 이제 네 가지 원인을 되짚어보았습니다. 그럼 해답도 거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업종 구성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더 이상 패션 중심이 아닌, 외식 중심의 상권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물론 여기서 ‘음식 특화 거리’라는 탁상공론은 무의미합니다. 고깃집, 횟집, 주점 같은 업종은 이대앞에 어울리지 않고, 조성한다 해도 성공할 리 없습니다.
실제로 제가 이대앞 외식업체 20곳을 분석해보니, 성공하는 업종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1) 외국식
파스타, 마라탕, 베트남식, 인도식, 터키식 등 개성 강한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민 이화', '꾸아 이대점', '아건 이대본점' 등은 전국구 리뷰를 자랑하죠.
2) 면 요리 & 건강식
'소바연구소 신촌본점', '유소바 이대점', '탁사발 두부공방', '초식곳간 이대본점' 등은 건강하고 간편한 음식으로 여성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3) 분식
'영미김밥', '사장님돈까스', '삭 수제튀김' 등 전통 있는 맛집들이 명맥을 유지하며 여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4) 배달 음식
상권이 원룸촌, 오피스텔 중심으로 바뀌면서 배달 오토바이 수가 더 많은 거리가 되었습니다. 이 변화도 반영해야 합니다.
물리적 재정비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대형 유휴시설과 도시 정비 문제는 단순한 민원 해결이 아닙니다. 상권 회복의 전제 조건입니다.
방치된 건물, 공사 중단 구역, 노후한 환경에서 상권이 살아날 수는 없습니다.
더불어 거리 자체도 너무 삭막합니다. 인위적일 수 있지만, 일정 수준의 도시 미관 조성은 필요해 보입니다.
야간 조명, 벽화, 간판 정비 등이 상권 분위기 개선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강소 매장의 확산, 그리고 현실적인 기대 설정
이대앞 상권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과거의 ‘화려한 명성’을 되찾겠다는 망상은 버려야 합니다.
지금의 상태에서 조금씩, 차근차근 키워나가는 방향이 맞습니다.
‘마더린러 베이글’, ‘비밀베이커리’, ‘와플잇업’ 같은 작지만 실력 있는 매장들이 상권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이런 강소 매장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상권의 결이 형성되고, 결국에는 다시 주목받는 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상권의 회복, 거창한 기획보다 솔직한 성찰부터
한 편의 영화가 떠오릅니다. 라디오스타. 20년 전쯤 개봉했던 그 영화처럼요.
화려했던 시절을 잊지 못한 연예인이 진짜 자신을 돌아보며 철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의 이대앞도 마찬가지입니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바꾸는 전략은 통하지 않습니다. 데이터로 냉정하게 현황을 진단하고, 화려함 대신 실질적인 내용을 갖추는 것이 진짜 회복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우리가 이 상권을 얼마나 솔직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상권 읽어주는 남자, 주시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콘텐츠는 주시태 나이스지니데이타 실장의 유튜브 영상을 창톡이 요약해서 재구성한 것입니다. 주시태 고수의 보다 자세한 노하우가 궁금한 분들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거나 1:1 멘토링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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