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권읽어주는남자, 주시태 나이스지니데이타 실장입니다.
신도시 창업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신도시에서는 어떤 업종이 유망한가요?”라고 질문하시지만, 실제로는 그 답을 쉽게 내리기 어렵습니다.
신도시는 기존 상권과 달리, 입주가 먼저 시작되고 상권이 그 뒤를 따르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 유입이 적고, 상권의 성격도 초기에는 불확실합니다. 그래서 입주 전 단계에서 유망 업종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입주가 본격화되고 일정 시간이 흐르면, 메뉴 소비 데이터를 통해 상권의 흐름과 생애 주기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2기 신도시 9개 지역의 외식 메뉴 변화 속에서 신도시 상권의 흐름을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신도시 창업, '제로베이스' 매력적이지만 불확실성도 높아
신도시 상권에 대한 창업자들의 관심은 매우 높습니다. 이는 기존 상권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장 구조로 인한 기회의 가능성 때문입니다.
특히 신도시는 ‘0’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아이템 선택에 대한 자유도가 높으며, 기존 업종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인 접근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불확실성도 큽니다.
입주 전 상태에서는 유입 고객층의 특성이나 상권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창업 아이템 선택에 있어 섣부른 판단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모든 신도시는 서로 다른 생애주기와 상권 구조 가진다
많은 분들이 “이전 신도시와 유사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는 가정을 하시지만, 실제로는 모든 신도시가 상이한 생애주기와 상권 구조를 보입니다.
예컨대 일산과 분당, 중동과 평촌처럼 1기 신도시조차도 서로 유사하지 않으며, 2기 신도시인 판교, 동탄, 광교 역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는 입주민의 소득 수준, 연령대, 직업군, 가족 구성, 그리고 분양가에 따른 인구 구성 차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도시를 유형화해 분석하거나 모방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상권 윤곽 드러나는 데 평균 10년 걸려
신도시 상권의 성격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까지는 최소 3개월에서 1년, 평균적으로는 10년이 걸린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업종은 빈번히 교체되며, 심지어 대형 프랜차이즈와 편의점조차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재입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월세가 낮아 진입장벽이 낮지만, 상권 형성 중에는 업종의 적합성보다 임대료의 저렴함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낮습니다. 상권의 생애주기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변화가 시작되는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외식 데이터 보니.. '마산동, 운정 6동, 배곧 2동' 뜨고 '동탄 2기, 고덕' 하락세
2024년 1분기와 2025년 1분기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신도시 상권별로 주요 외식 메뉴의 증감 추이가 상권의 흥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2기 신도시 9개 지역이며, 총 350개 외식 메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도출했습니다.
가장 뚜렷한 성장을 보인 지역은 김포 한강 신도시 마산동이었으며, 파주 운정 6동과 시흥 배곧 2동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화성 동탄 2기, 고덕 상권은 외식 메뉴가 감소해 상권이 정체 혹은 하락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삼겹살, 상권의 생애 주기 가늠하는 ‘빅맥 지수’ 역할
가장 주목할 아이템은 단연 ‘삼겹살’입니다. 삼겹살은 세대와 성별, 계층을 초월해 소비되는 대표적인 외식 메뉴로, 해당 메뉴의 매출이 증가한 지역은 대체로 상권 전반의 활성화가 동반되었습니다.
반대로 삼겹살이 감소한 지역은 전반적으로 상권의 침체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삼겹살은 일종의 ‘빅맥 지수’처럼 상권의 생애 주기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갈비, 가족 단위 상권의 지표
갈비는 삼겹살과 유사하지만 가족 단위 고객층, 특히 아이를 동반한 외식 고객과 연관이 깊습니다. 갈비가 증가하는 지역은 대개 주거 중심의 상권이며,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의 주요 소비층이 가족 단위임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탄이나 미사처럼 주거 비중이 높은 신도시에서는 갈비가 증가하면서 삼겹살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소고기 구이와 생선회, '중장년 고액 소비층'의 지표
소고기 구이와 생선회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연령대가 높은 고객층이 주로 소비하는 메뉴입니다. 소고기 구이는 위례, 옥정에서 증가세를 보였고, 생선회는 한강, 검단, 미사 등에서 증가했습니다.
특히 생선회는 40대 이상 남성 고객 비중이 높은 상권에서 의미 있는 지표가 됩니다.
아메리카노, 낮 시간대 유동성과 상권 유입력 보여주는 지표
아메리카노는 주류와 무관한 소비 항목으로, 낮 시간대의 유동성과 상권의 기본 유입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지표입니다. 아메리카노 소비가 증가한 지역은 보통 병원, 학원, 카페, 분식집 등의 낮 장사가 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메뉴의 변화는 전반적인 유동인구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샤브샤브와 마라탕, '젊은 여성 고객층'의 지표
샤브샤브는 주로 중년 여성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메뉴이며, 마라탕은 보다 젊은 여성층의 소비를 반영합니다. 이 두 메뉴는 주거 중심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며, 상권의 성격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다만 샤브샤브는 유행 주기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상권의 흥망과는 일정 거리감이 있습니다.
치킨과 족발, '배달형 상권'의 지표
치킨과 족발은 대표적인 배달 메뉴로, 매장보다는 가정에서 소비되는 비중이 높습니다.
이들 메뉴가 증가하는 지역은 상권보다는 주거지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이며, 오히려 외식 매장 중심의 상권 활성화와는 반대의 흐름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삼겹살과는 상반된 데이터 흐름을 보이므로 유의 깊게 비교 분석해야 합니다.
곱창과 닭갈비, '상권의 상업성' 지표
곱창과 닭갈비는 상권의 상업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메뉴입니다. 신도시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해당 메뉴가 증가하는 지역이라면 그 주변은 상업지 중심의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 아이템들은 상업 시설, 술 문화, 회식 문화의 유입 여부를 확인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결론: 데이터를 읽는 자가 상권을 지배한다
신도시 창업은 쉬운 길이 아닙니다. 그러나 주요 아이템의 증가·감소 추이를 통해 상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삼겹살은 상권 전체의 활성도, 갈비는 가족 단위 소비층, 생선회는 중장년 남성, 아메리카노는 낮 장사, 샤브샤브와 마라탕은 여성 고객층을 의미하며, 치킨과 족발은 배달 중심 주거지 상권, 곱창과 닭갈비는 상업지 활성화의 신호입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관 아이템까지 고려해 업종 선택을 한다면, 보다 정밀한 창업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어렵지 않습니다. ‘나침반’과 같은 공공 데이터 검색 서비스를 활용해 지역별 메뉴의 증감 추이를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귀찮다고 미루신다면, 유망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물을 자격도 없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어떤 질문도 환영합니다.
상권을 읽어주는 남자, 주시태였습니다.
본 콘텐츠는 주시태 나이스지니데이타 실장의 유튜브 영상을 창톡이 요약해서 재구성한 것입니다. 주시태 고수의 보다 자세한 노하우가 궁금한 분들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거나 1:1 멘토링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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