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창톡 대표 노승욱입니다.
최근 자영업 경기가 악화되며 정부와 지자체들이 소상공인 컨설팅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상공인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장사 경험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석사, 박사 등 고학력자라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받아 어설픈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학력이 높을수록 장사를 더 잘할까요?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오늘 창톡뉴스에서는 '장사와 학력의 상관 관계'를 살펴보고, 관련 문제와 해법을 짚어보겠습니다.
학력과 영업이익률의 상관 관계 분석해보니.. 고졸 >>> 박사
장사와 학력의 상관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모 대학교 교수님이 가맹점 1,000개 이상 되는 프랜차이즈 본사 5곳의 데이터를 받아 경영 컨설팅을 하던 중, 가맹점주 학력과 영업이익률 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해보셨다고 합니다. 조사 대상에는 중졸, 고졸, 대졸, 석사, 박사 출신의 점주들이 포함되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학력은 ‘고졸’이었으며, 그 다음이 대졸, 중졸 순이었고 ‘박사’가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학력이 높을수록 실력이 뛰어날 것이라 기대하지만, 장사에서는 오히려 고졸 출신들이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공공기관은 학력으로 컨설턴트 선정.. 장사할 때 뭣이 중헌디?
저도 300명 이상의 프랜차이즈 대표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학력과 경력 등 프로필을 기사에 쓴 바 있는데요. 이를 통해 확인한 바, 실제로 장사를 가장 잘하는 분들 중에는 대학을 나오지 않은 분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력과 장사 실력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자영업 컨설턴트를 모집, 심사할 때 석사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리 교육 컨설턴트에 대해서도 대졸 이상의 학력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기준 때문에 실력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대 졸업생들은 전문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이 원하는 멘토는 '선배 창업가'
이렇게 되면 실무 경험은 부족하지만 학력이 높은 사람들이 컨설턴트가 됩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이 원하는 전문가는 책상 앞에서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장사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선배 창업가들입니다.
일례로 창톡이 연결해 드린 장사 고수분 중 한 분은 일본에서 권위 있는 요리사 자격증을 획득하셨고,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2년씩 전문 대학을 다녀 2개의 전문학사를 보유하셨습니다. 하지만 4년제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컨설팅 전문가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비합리적인 기준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장사 경험도 없는 석사, 박사들에게 원하지 않는 컨설팅을 받게 되고, 컨설팅의 질도 낮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정부에서는 이러한 컨설팅을 받아야만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소상공인들은 불만족스러운 컨설팅을 마지못해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학벌 세탁 장사'로 재미 보는 명문대 대학원
이런 상황에서 가장 수혜를 보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명문대 대학원입니다.
프랜차이즈 대표들은 장사로 성공한 후,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학력을 갖추기 위해 명문대 대학원에서 프랜차이즈 CEO 과정을 이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필수적인 요소일까요? 학위가 장사를 더 잘하는 충분조건이 될 수 있을까요?
공부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장사와 학력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이런 학력 기준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 문제입니다.
학력에 따라 강사료도 차별.. 선배 창업가는 최저임금?
또 하나의 문제는 학력을 기준으로 강사료를 책정하는 제도입니다. 공공기관에서는 학사, 석사, 박사 학위에 따라 강사료를 차등 지급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장사를 잘하는 프랜차이즈 대표라도 고졸 출신이라면 최저 강사료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지방 지자체에서 강연 용역을 받아 장사 고수를 연결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 해당 기준으로는 강사료가 너무 낮아 이동 비용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저희가 약 50만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서 강연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세금이 사용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요? 자영업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장사 경험 없는 박사의 강의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쌓은 성공한 자영업자들의 컨설팅입니다.
'Book Smart'가 만든 엉터리 제도.. Street Smart가 필요하다
세상에는 ‘북 스마트(Book Smart)’와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가 있습니다.
- 북 스마트: 이론적으로 공부한 전문가
- 스트리트 스마트: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
학술적 연구가 필요한 분야에선 북 스마트 인재들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영업 컨설팅에는 실전에서 노하우를 쌓은 스트리트 스마트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정책은 북 스마트 위주의 인재를 선발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장사 실력 평가 기준은 학력 아닌, 업력과 매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컨설턴트 선정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적어도 소상공인 컨설팅 분야에서만큼은 학력 기준을 폐지하고, 실무 경험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1. 최근 평균 매출 자료를 요구하여 실제 장사 실력을 평가해야 합니다.
2. 업계 평균 매출과 비교하여 장사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현재 자영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경험을 갖춘 컨설팅이 필요합니다.
가방끈이 길다고 해서 장사를 더 잘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장사는 실전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선배 창업가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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