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백억커피'를 운영하는 오가다 대표 최승윤입니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백억커피’는 2024년 7월 말 기준 147개 매장을 운영중입니다. 점포당 월평균 매출은 3,970만원(부가세 포함, 2023년 정보공개서 기준)을 기록하며, 저가커피 시장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늘 창톡뉴스에서는 제가 백억커피를 기획하고 준비한 과정과, 극도로 포화된 저가커피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차별화에 성공한 비결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저는 강한 신맛을 가진 커피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고객의 관점에서 저의 개인적인 취향은 철저히 배제하고, 한국인 대다수가 선호하는 커피 맛을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를 반영하여 원두와 로스팅 강도를 결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저의 개인적인 취향과는 정반대로 숭늉처럼 아주 구수한 맛이 나면서도 끝맛이 감칠맛 나는 에스프레소 샷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감칠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원두를 섭씨 0도 이하에서 숙성시키는 이른바 ‘빙온숙성공법’을 도입하여 백억커피가 추구하는 원두의 맛을 완벽히 구현하였습니다. 아메리카노뿐만 아니라 카페라테로 만들어도 고소하고 감칠맛 나는 풍미를 살릴 수 있도록 원두 배합비와 추출량 등을 최종적으로 조율하여 완성하였습니다.
'밤에도 커피 배달 시켜먹는 2030세대' 타겟팅
모든 브랜드 기획은 소비자의 니즈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억커피 또한 커피를 배달로 소구하는 주요 소비층에 대한 분석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새로운 커피 브랜드의 페르소나는 혼자 사는 1인 가구, 그중에서도 넷플릭스 등 OTT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길고,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커피를 배달시켜 먹는 자유분방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20·30세대의 일원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메뉴 구성, 공간 디자인, 네이밍, 상권과 입지 등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요소를 명확하게 설정된 페르소나에 맞춰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진행하였습니다.
프랜차이즈 회사가 브랜드를 설계하는 데 있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가맹점주의 운영 편의성과 수익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의 니즈’와 ‘가맹점주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 백억커피는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식 대신, A와 B를 동시에 입체적으로 진행하면서 퍼즐을 맞추듯이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이러한 방식을 ‘입체적 설계’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1. 네이밍을 정하고, 2. 간판을 디자인하며, 3. 가맹점주에게 공급할 간판 가격을 정하는 식으로 순차적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백억커피에서는 페르소나에 맞는 네이밍과 디자인 코드를 추구하면서도, 가맹점주의 초기 창업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간판 자재에 대한 아이디어를 동시에 기획하였습니다.
그 결과, ‘백억커피’의 전면 간판은 점주 공급가가 일반적인 커피 프랜차이즈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제작되었으며, 뛰어난 가시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메뉴 구성, 냉장·냉동·상온 적재공간의 크기, 주방 동선과 고객 이동 동선의 설계에서도 입체적인 접근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2021년 브랜드 기획 당시, 배달 커피 시장에서는 와플 메뉴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억커피는 와플을 과감히 메뉴에서 제외하고, 팝콘과 버터구이 오징어 등 주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에 맞춘 메뉴를 출시하였습니다. 이는 집에서도 영화관처럼 OTT 콘텐츠를 즐기며, 그에 걸맞은 메뉴를 배달받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메뉴 조리와 저장공간 설계 또한 이러한 니즈를 반영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입체적이고 정교하게 브랜드 전체를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지만, 특정 분야에서는 순차적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하기로 고집한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1호점의 성공 이후에만 가맹점을 전개하겠다는 원칙이었습니다. 1호점이 압도적인 성과(월세 100만 원대 매장에서 월매출 5,000만 원 돌파)를 내지 못한다면, 극단적으로 사업의 프랜차이즈화를 중단하겠다는 결심이었습니다.
2022년 3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역 근처에 1호점을 오픈하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매장을 연 지 두 달 만에 월매출 목표를 달성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가맹 시스템을 소개하는 백억커피 홈페이지를 제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이 작업 역시 명확히 설정된 브랜드 페르소나가 있었기에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 영토 확장의 든든한 동반자, ‘다점포 점주’와 ‘직원 점주’
2022년 말 기준, 오픈한 25개 매장 중 다점포 점주는 11명이었으며, 이는 업계에서 기록적인 첫해 다점포 비율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3년 말에는 103개 매장 중 24개가 다점포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사업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인 다점포율은 높을수록 본사 입장에서 운영 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브랜드 론칭 초기에 다점포율이 높을 경우, 절감된 자원을 신규 가맹점주의 교육과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어 더욱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옵니다.
가맹점수(가로축)에 따른 다점포수(세로축). 다점포 점주와 직원 점주는 가맹점 확장과 균형 있는 의사결정에 큰 힘이 돼주었다.
2024년 7월 말 기준, 백억커피 본사의 정직원이 가맹계약을 통해 가맹점주가 되어 직접 운영 중인 매장은 총 3곳입니다. 이는 본사 내부 정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직원조차 매력을 느껴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백억커피의 가맹사업 구조가 충분히 매력적임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조드리고 싶은 점은, ‘좋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이기 때문에 본사 직원이 가맹점주가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본사 직원이 가맹점주가 되면 우수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만드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작게는 신제품 출시 아이디어의 빠른 수용에서부터, 크게는 소비자가격과 점주 공급가 등 가격 정책에 이르기까지 균형 있는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최초의 시네마카페 브랜드, 그리고 ‘한발 빠른’ 신제품 출시
백억커피의 1호점과 함께 시작된 시네마 메뉴는 백억커피만의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영화관에 가면 강렬한 팝콘 냄새가 손님을 맞이하듯, 백억커피에서도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코로나19 완화로 영화관 취식이 허용된 첫날,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팝콘 매출이 2배로 증가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영화를 보며 팝콘을 먹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OTT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집에서도 팝콘과 함께 영화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만큼, 백억커피는 이를 저가커피 시장 내 차별화 요소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캐러멜 팝콘을 매장에서 손쉽게 제공하기 위해 원팩 시스템을 고려했으나,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팝콘의 맛과 품질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특히 영화관에서 맡았던 달콤하고 고소한 팝콘 냄새를 재현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다소 번거롭더라도 매장에서 캐러멜 팝콘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캐러멜의 양을 더 늘리는 레시피를 개발하여, 영화관보다 더 맛있고 풍부한 캐러멜 팝콘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장을 오픈하면 캐러멜 팝콘 냄새가 주변으로 퍼져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팝콘 덕분에 ‘백억커피=캐러멜 팝콘’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게 되었습니다. 2024년 5월 기준, 캐러멜 팝콘은 누적 판매량 90만 통을 돌파하며 백억커피의 상징적인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백억커피의 시네마 메뉴는 캐러멜 팝콘 외에도 버터구이 오징어, 칠리치즈 나초, 플레인 핫도그 등 영화관 선호 메뉴를 카페로 가져왔습니다. 브랜드명을 활용해 만든 시네마 메뉴 세트인 ‘일억 부자 세트’, ‘십억 부자 세트’, ‘백억 부자 세트’로 다양한 조합을 구성하여 배달 플랫폼에서도 시네마 메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마케팅 비용 100% 본사가 부담
백억커피는 연예인, 유튜버 협찬 및 배달의민족 쿠폰 프로모션 등 마케팅 비용을 100% 본사가 부담하며,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백억커피는 섬세한 기획과 과감한 실행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콘텐츠는 최승윤 오가다 대표가 '자영업 트렌드 2025'에 기고한 글을 창톡이 요약해서 재구성한 것입니다. 최승윤 고수의 보다 자세한 노하우가 궁금한 분들은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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