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창톡 대표 노승욱입니다.
요즘 오징어 게임이 장안의 화제인데요 오징어 게임 보면서 저도 참 너무 재밌었지만 한편으로 씁쓸했던게 ‘아 이게 정말 자영업이라 너무 닮았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대박의 꿈을 쫓아서 모두가 뛰어들지만 그중에 살아남는 정말 대박을 잡는 사람은 많지가 않죠. 대부분은 죽음의 폐업을 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오늘 창톡뉴스에서는 오징어 게임과 대한민국 자영업의 공통점에 대해 말씀을 드려 보려고 합니다.

모집책과 딱지치기 = 프랜차이즈 영업 대행사
게임별로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게임은 공유 씨가 등장하는 딱지치기 장면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공유 씨가 '모집책'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창업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이 모집책의 꼬드김과 우연을 가장한 만남에 이끌려 창업 시장에 뛰어들게 됩니다.
자영업 시장에서도 이러한 모집책들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으로 프랜차이즈 광고와 영업 대행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6개월 만에 500개 이상 매장을 확장했던 프랜차이즈들이 있었는데, 본사 영업팀만으로는 그렇게 빠른 확장이 불가능합니다. 본사와 계약된 영업 대행사들이 가맹점을 모집하고, 모집 수당으로 300~500만 원을 받아가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이들의 목표가 단순히 가맹점을 모집하는 데에만 있기에, 사장님의 상권이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일단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에만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창업을 하면 대박이 난다”며 과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모집책이라 보셔도 무방합니다.

달고나 뽑기 = 가맹 본사와 점주 간 '정보의 비대칭성'
이렇게 456명이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게 됩니다.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자영업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이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글 마지막에 설명드리겠습니다.
두 번째 게임, '달고나 뽑기'입니다. 참가자들은 모양을 고르고 나서야 이게 '달고나 뽑기'라는 걸 알게 됩니다. 바로 주최측과 참가자 간의 ‘정보의 비대칭성’을 보여주죠.
프랜차이즈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업을 결심할 때, 좋은 점만 강조되고 리스크나 단점은 잘 드러나지 않죠. 예를 들어, 계약 전에는 매출 보장, 지원 혜택만 강조되지만, 막상 창업 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높은 고정비나 매출 부진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참가자들이 처음부터 우산 모양의 난이도를 알았다면 대부분이 삼각형을 선택했을 겁니다.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전에 경험이 있는 ‘선배 창업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솎아내기 = 자영업자 간 과잉 경쟁, 상호 파괴
2.5번째 게임이랄까요. 바로 '솎아내기'입니다. 게임 3일차 밤에 참가자들이 서로를 죽이는 건데요. 자영업에서는 과잉경쟁에 따른 자영업자 간 민원 넣기, 괴롭히기와 유사합니다.
제 어머니가 순댓국집을 운영하셨는데, 누군가가 순댓국 솥에 락스를 타거나, 가스관을 절단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경쟁 가게를 무너뜨리려는 의도가 분명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어 대응하기 어려웠습니다. 자영업 시장에서도 이러한 비윤리적인 경쟁이 종종 발생합니다.
줄다리기(팀전) = 상인회 조직과 상권 경쟁
세 번째, '줄다리기'입니다. 자영업의 팀전에 해당하는데, 상인회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인회의 조직률은 낮고, 회비도 적습니다. 국내 전통시장에선 평균적으로 100개 입점 매장이 월 2만 원씩 내는 수준인데요. 200만 원으로는 상근직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 첨부파일(전통시장, 상점가 점포경영 실태조사 보고서) 참조
반면 일본 오사카의 도톤보리 시장 상인회나 쿠로몬 시장 상인회는 점포당 평균 20만 원씩 회비를 낸다고 합니다. 그럼 월 2000만 원, 연 2억4000만원의 예산이 마련됩니다. 이 돈이면 상권 활성화를 위한 전문 인력 고용이나 공동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전통시장을 홍보하는 브로슈어를 만들어 인근 호텔에 비치하거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영어 메뉴판을 만드는 식이죠.
우리나라도 상권 활성화를 위해선 상인회의 보다 많은 역할이 필요합니다.
구슬치기 & 오징어게임 = 포화된 상권에서 '제로썸 게임'
네 번째 게임은 '구슬치기'입니다. 친한 사람끼리 조를 짜지만 결국 배신으로 이어지는 게임이었죠. 이는 동업 창업과 비슷합니다. 부부, 친구 간 창업에서 신뢰가 깨지고 배신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같은 팀인 줄 믿고 시작했지만 결국 경쟁자가 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자영업에서도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구슬치기는 둘 중 한 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포화된 상권에서의 경쟁과 유사한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카페, 편의점 등 포화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매출을 나눠 먹는 구조로, 결국 한쪽이 폐업하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마지막 '오징어 게임'도 생존자 두 명 중 하나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구슬치기와 같은, 포화된 시장에서의 ‘제로섬 게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징어 게임과 자영업의 유사성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앞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건 자영업의 어떤 모습과 유사할까요? 사실 자영업의 특정 상황과 유사하다기보다는, 지금 창업을 하면 오징어게임에 뛰어드는 거란 걸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예비창업자 분들께 시즌2에 나온 이정재 씨(극중 성기훈)의 대사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오징어게임 속 성기훈 씨가 외칩니다.

“모두 얼음!!!!” (=창업하지 마세요ㅠㅠ)
한 가지 더. 참가자들이 투표로 게임을 중단하지만, 현실의 어려움에 다시 게임에 참여하는 장면은 재창업과 유사합니다. 자영업 실패 후 재창업을 시도하는 비율은 약 40%에 달합니다.
여러분도 자영업이 오징어 게임과 비슷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좋은 의견을 전해주신 분들께 지금도 유효한 ‘자영업 트렌드 2024’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오징어게임을 하고 계신 자영업자 분들, 모쪼록 화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