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 외식업이
눈에 띄게 발전했음을 체감하실 겁니다.
이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장사를 잘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맛은 물론이고,
유튜브 시청과 유료 강의를 통해
장사 기술까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 되었습니다.

외식업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분명 좋은 현상입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죽을 맛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재미'입니다.

식당은 '평식'과 '외식'으로 나뉜다
식당은 크게
평식과 외식으로 나뉩니다.
평식은 배고플 때
끼니만을 해결하기 위한
단순한 식사입니다.
김밥천국, 백반집,
한식뷔페, 패스트푸드처럼
한 끼에 1만원 이하인 식사는
모두 평식에 속합니다.


↳ 김준헌 고수가 운영하는 중식당 '셔셔'(위)와 일식당 '오사카멘치'. 각각 현지 느낌을 살려 고객에게 중국, 일본 식당에 온 듯한 재미를 준다.
반면, 외식은 평식보다 더
고차원적인 개념입니다.
고객들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평식 식당을 찾지 않고,
굳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외식 식당에 가는 이유는
그 이상의 가치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외식을 하는 고객은
더 까다로워지고, 원하는 것도 많아지며,
눈도 높아지게 됩니다.
이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재미'입니다.

고객에게 재미 요소 있으면 '외식'
음식 수준은 그저 그렇더라도
힙한 감각이나 인테리어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가게,
혹은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양식당이나 오마카세 업장이
잘 되는 이유는 모두 고객에게
재미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업장 분위기나 인테리어만이
재미와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당신의 업장이
'외식'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한다면,
재미는 그 어떤 요소에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한리필 고깃집이나 샤브샤브집에서
고객들은 가격 걱정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재미로 연결됩니다.


저렴한 고깃집도 재미를 줄 수 있다
저가 고깃집이라고 해서
모두 평식에 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렴한 고깃집도
외식 카테고리에 속할 수 있습니다.
보통 고깃집에 가면
단순히 고기만 구워 먹는 것이 아니라,
찌개나 밥을 곁들이며
술을 마시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객단가는
2만원을 훌쩍 넘기고,
술을 마시는 테이블도 많습니다.
고객들은 고기 가격이 저렴하니
추가 비용에 개의치 않고,
계산서 가격이 그렇게 저렴하지 않더라도
문제 삼지 않습니다.
고기의 저렴한 가격 자체가
고객에게 '재미'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외식업의 핵심 요소 '재미'
재미는 유행과는 상관없이
시대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1980년대 후반 맥도날드가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 때도,
2000년대 초반 할리스커피와 같은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가 등장했을 때도,
재미라는 키워드는 항상 유효했습니다.
대한민국에 서구식 외식 문화가 들어오면서
현대적 외식업이 탄생한 이후,
재미는 외식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 가게만의 재미를 제공하려면
그렇다면,
우리 가게가 진정으로 재미있는
업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크게 두 가지를 유의해야 합니다.
첫째, 유행하는 아이템을
맹목적으로 좇지 말아야 합니다.
2023년에는 탕후루가 유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기가 식었고,
붕어빵이 다시 유행했습니다.
유행을 쫓으면
잠깐 반짝 매출을 올릴 수는 있지만,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습니다.

둘째, 너무 욕심 부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도 좋아 보이고 저것도 좋아 보여
여러 가지를 다 차용하다 보면,
자칫 애매한 콘셉트의 식당이 될 수 있습니다.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망하는 이유는
그들이 요리를 못해서가 아니라,
가게의 콘셉트, 위치, 가격대, 상권 등이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재미를 확실히 제공하라
당신의 업장이 어떤 카테고리에 속하는지
명확히 파악한 후,
재미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창업하거나
리브랜딩을 한다면,
불경기에도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